국립경주박물관, ‘수구다라니, 아주 오래된 비밀의 부적’ 특별전
경주 남산 출토본으로 전해져온 ‘수구다라니’의 범자 본 일부분. 수년간의 보존처리를 마치고 24일 국립경주박물관 특별전시실에서 언론에 공개된 본이다. 범어 글자들로 둘러싸인 여백 부분에 금강역사신상이 꿇어안은 이의 머리를 만지는 그림이 보인다. 꿇어앉은 이 옆에 ‘~叱知’라는 추정 관직명이 적혀있어 눈길을 끈다. 노형석 기자1200~1300년 전 신라 사람들이 몸에 품고 다니며 간절히 소망을 빌었던 국내 최고의 부적이 세상에 처음 나왔다. 지금도 한국인들에게 마법의 주문으로 친숙한 ‘수리수리마수리…수리수리마하수리’를 떠올리게 하는 8~9세기 통일신라시대의 주문 부적인 ‘다라니’의 출현이다.
이날 공개된 수구다라니는 현재 필사본으로는 국내에서 가장 시기가 이른 다라니 부적으로 역사적 가치가 지대한 일급 유물이다. 경주 불국사 석가탑에서 발견돼 세계 최고의 목판인쇄물로 추정되어온 무구정광대다라니경과 더불어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다라니 관련 유물로 꼽힌다. 1919년 국립중앙박물관의 전신 조선총독부박물관이 당시 박물관 산하 고적 조사위원회의 위원 김한목에게서 사들인 것을 해방 뒤 국립박물관 쪽이 넘겨받았으나 70여년간 주목을 받지 못한 채 수장고에 묻혔다가 수년 동안의 분석 및 보존처리 과정을 거쳐 이번에 처음 관객 앞에 신비스런 모습을 선보이게 됐다.
다라니경은 8~9세기께 신라에 전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범자로 된 경전을 몸에 지니고 주문을 외거나 탑과 무덤에 넣으면, 재액을 물리치고 복덕을 얻는다는 믿음이 통일신라시대부터 이땅에 널리 퍼져 조선시대까지 호신용 부적처럼 쓰였다. ‘삼국유사’를 보면, 신라 태자 보천이 울진 장천굴에서 수구다라니경을 밤낮으로 염송했다는 기록이 나온다. 경남 합천 해인사 길상탑에서 나온 통일신라시대 탑지에도 수구다라니경을 같이 넣었다는 문구가 보여 당대에 이 경전이 선조들 사이에서 복을 비는 부적으로 널리 활용됐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신라 화가의 실물 그림은 5~6세기 신라고분 천마총의 천마도와 리움이 소장한 8세기의 대방광불화엄경의 보살도에 이어 세번째. 종이에 그려진 채색화로는 국내에서 가장 이른 작품으로 볼 수 있다.
대한민국 최근 뉴스, 대한민국 헤드 라인
Similar News:다른 뉴스 소스에서 수집한 이와 유사한 뉴스 기사를 읽을 수도 있습니다.
일제가 사들인 1300년 전 ‘소원 부적’…100년 만에 봉인 해제국립경주박물관, ‘수구다라니, 아주 오래된 비밀의 부적’ 특별전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전국에서 가장 땅값이 많이 떨어진 곳은올해 상반기 제주 -0.35%로 전국 최고 2021년 상반기 이후 5분기 만에 내림세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예산 없다더니…선거 앞두고 “이장님 수당 인상” 또 퍼주기 논란불과 4년 만에 다시 인상 추진 연간 1400억 추가 예산 필요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YTN 26년 만에 ‘민영화’ 눈앞…노조 “매각 전 과정이 불법”한전케이디엔·마사회 지분 30.95% 유진그룹에 매각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80평에 2명 살고 월세 900씩 내고…한은 해외 사택, 이 정도였어?감사원 “해외 인력 줄여야…주의 처분” 5년 전 지적에도 한은 인력 규모 유지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