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혁당 한학자' 임창순이 남긴 특별한 사진들 임창순 모산학술재단 임세권 창명 지곡서당 정만진 기자
1975년 4월 9일, 대법원 확정 판결 18시간 만에 인혁당 관련자 8명의 사형이 집행되었다. 그로부터 32년 지난 2007년 1월 23일, 서울중앙지법은 8명에 대한 대통령 긴급조치 위반, 국가보안법 위반, 내란 예비·음모, 반공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법원보다 앞선 2005년 소설가 김원일이 '정의'를 말했다. 김원일은 인혁당 사건을 다룬 소설집 을 펴냈다. 소설에는 "여기가 신성한 법정이라구? 여기 그저 오물이 쌓여 있는 곳일 뿐이야!", "한스러운 피, 흙 속에서 천년토록 푸르리라." 같은 문장이 독자의 가슴을 후벼판다. 임창순은 어릴 때 서당에서 배운 것이 학력의 전부이지만 1985년부터 1993년까지 문화재위원장을 역임했을 만큼 걸출한 한학자이다. 그는 40세이던 1954년에 성균관대학교 사학과 교수가 된다. 그러나 1960년 4·19 교수 데모를 주도하면서"학생의 피에 보답하라"는 현수막의 글씨를 쓰고, 민족자주통일중앙협의회 위원으로 통일운동에 참여한 것이 죄가 되어 5·16 직후 3개월 동안 구속되었다가 결국 학교에서 쫓겨난다.
고난은 거기에서 멈추지 않는다. 1964년에는 인혁당 사건으로 구속되었다.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당시는 8명이 '사법 살인'을 당하는 험난한 정치상황이었다. 임창순은 사회로 돌아온 이후 후학 양성에 전념했다. 그가 운영했던 지곡서당은"우리나라 한학의 메카"로 평가받는다.4월 9일 '사법 살인의 날'을 맞아, 임창순 사진전이 열리고 있는 대구 두산동 88-4 모산학술재단 문화예술공간을 찾았다."청명 임창순의 대구시대"라는 제목의 이 사진전은 지난 4월 7일 시작되었는데 오는 27일까지 계속된다. 임창순은 1914년에 태어나 1999년에 세상을 떠났다. 그러므로 모산학술재단에서 열리고 있는 사진전은 그가 직접 마련한 것은 아니다. 그의 아들 임세권 안동대 명예교수가 준비해서 개최했다.
또 한 가지 특이한 것은, 전시된 사진이 임창순 선생이 촬영한 작품들도 아니라는 점이다. 임창순은 대구에서 막노동으로 생계를 유지하던 중 교사 임용시험에 합격해 1946년부터 1949년까지 경북여중, 경북중 등에서 교사로 일했다. 전시된 사진들은 이 시기 대구의 학생과 교사들의 활동상을 담고 있다.또 하나의 특이점은 임창순이 사진을 찍은 사람의 이름을 밝혀두었다는 사실이다. 종합예술제 기념 사진 등에는"부원들의 용투에 또 한 번 감격한다'는 소회를 밝혀두기도 했다. 아들 임세권 교수는 이를"일상적 기록사진"으로 평가하면서"예술사진가의 작품만이 아니라 이처럼 시대상황을 증언하는 일반인의 일상적 기록사진의 가치를 말하고자 이번 기획전을 준비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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