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퓨리오사' 일대기 담은 영화
새로운 영화가 개봉할 때마다 팬들끼리 '페미니즘'으로 싸우는 시리즈, 다름 아닌 얘기다. 맹렬한 사막에서 트럭 한 대가 질주하고, 피 튀기는 액션과 욕설이 난무하는 영화. 어느 누리꾼의 평처럼 '페미' 논란이 무색할 만큼 는 남성들이 바글거리는 시리즈다. 그럼에도 수많은 관객들이 '페미니즘' 영화라고 해석한다.영화가 쌓아 올리는 남성성과 남성 신화를 따라가다 보면 '아차'하는 순간, 어딘가로 빠진다. 무너진 세계관을 재건하고 평화를 되찾으려면 반드시 그들을 깨워야 한다. 노예이자 장난감이며, 아이를 낳는 '자궁'이자 키우는 '젖'인 존재들. 마침내 남성은 살아남고자, 여성을 해방한다.영화에 나오는 남성 캐릭터들을 요약하자면 한 마디로 '놈놈놈'이다. 퓨리오사가 처음 만난 '놈'은 '디멘투스'다.
소녀가 된 퓨리오사가 만난 '놈'은 임모탄 조. 그는 깨끗한 식수와 자원이 풍부한 도시를 지배하는 독재자이다. 어린 퓨리오사를 아내로 삼겠다며 그를 어딘가에 가둔다. 그곳엔 임모탄의 아이를 낳기 위해 여성들이 갇혀있다. 오직 출산만이 그들의 존재 가치이기에 수없이 임신과 출산을 반복하고, 제대로 된 자식을 낳지 못하면 쫓겨난다. 임모탄은 자식을 낳아줄 '자궁'인 여성들과 수유할 '젖'인 여성들을 분리하여 통제하며, 그들에게 기생해 남성성을 대물림하는 인물이다. 그때 만난 건 '잭'이다. 그는 임모탄이 이끄는 군대에서 물자를 운송하는 베테랑 운전수다.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퓨리오사를 돕는 인물이자 동료애와 사랑을 오가는 사이다. 분명 퓨리오사의 조력자이기에 '좋은 놈'인 건 맞지만, 애매한 구석이 있다. 퓨리오사가 잭에게 기대면서 일이 틀어지게 되고, 궁극적으로 홀로서기의 발판이 된다. 그렇게 퓨리오사는 '이상한 놈' 디멘투스에게 복수하고, '나쁜 놈' 임모탄을 처치하기 위해 '애매하게 좋은 놈' 잭과 마주하게 된다.영화는 남성성으로 뒤덮인 세계가 얼마나 위험하고, 포악한지 묘사한다. 디멘투스와 임모탄은 부족한 자원을 두고 공생이 아닌 전쟁을 택한다. 서로 협정을 약속해도, 불신 탓에 싸움의 규모만 커져갈 뿐이다. 남성 캐릭터들이 모든 걸 정복하겠다는 욕구를 분출하며 싸우는 동안, 세상은 점점 피폐해지고 절망적으로 변해간다.
여성들을 해방한 퓨리오사, 정작 그를 해방한 건 남성들이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성장하지 못한 남성들이 퓨리오사를 자극했다. 무자비한 학살자이면서 유아적인 디멘투스, 여성과 자원을 착취해 남성성을 입증하는 임모탄, 도움은 줘도 삶을 책임질 순 없었던 잭. 갇혀있던 퓨리오사는 남성성의 한계를 직면할 때마다 자신에게 파고들었고 마침내 구원자로서의 정체성을 수용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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