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제작진이 그려낸 ‘성난 사람들’에 세계가 호응하고 있습니다.\r넷플릭스 성난사람들
한국계 제작진이 그려낸 ‘성난 사람들’에 세계가 호응하고 있다. 지난 6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성난 사람들’은 미국 제작사 A24가 만든 미국 드라마지만, 제작진부터 출연진 라인업 모두 한국계로 가득할 뿐 아니라 작품 곳곳에 한국적 정서가 짙게 깔린 작품이다.
작품의 원제 ‘비프’는 ‘불평’ 혹은 ‘불평을 해대다’는 뜻의 속어. 제목 그대로 불평불만 가득한 주인공들의 지독한 복수 결투를 그린 이 블랙 코미디는 4월 2주차 넷플릭스 공식 톱10 순위에서 2위를 차지하고, 리뷰 사이트 IMDb 평점 8.3점, 로튼토마토 언론·평단 신선도 지수 98%를 기록하는 등 호평 세례를 받고 있다. “‘오징어 게임’ 이후 넷플릭스 최고작” 등의 찬사부터 “‘비프’를 위한 에미상을 미리 닦아 놔라” 등 내년도 주요 시상식 수상까지 벌써 점쳐진다. 잘 나가는 식물 인테리어 사업을 운영하는 에이미는 겉보기엔 남 부러울 것 없는 삶을 살지만, 사업 스트레스, 가족 관계에서의 말 못한 트라우마 등으로 내면이 곪은 상태다. 사진 넷플릭스
둘은 같은 동양계라는 점을 제외하고는 성별도 계급도 다르지만, 무거운 삶의 무게와, 그 무게를 버티기 위해 사회적 가면을 쓰는 것에 신물이 났다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서로를 닮아있다. 이들이 서로를 죽일 듯 혐오하는 건 어찌 보면 상대의 모습에서 발견한 스스로의 곪은 내면을 그냥 두고 볼 수 없어서인 셈이다. 파탄으로 치닫는 인물들의 처지를 보면서 미묘한 카타르시스와 치유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건 그런 이유에서다.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주요 등장인물인 '성난 사람들'은 형 대니가 동생 폴에게"김치찌개 끓여주는 참한 여자랑 결혼하라"고 잔소리하는 등 동양계 특유의 사고방식을 상징하는 요소가 대거 등장한다. 사진 넷플릭스자신이 실제 경험한 난폭운전 시비를 계기로 ‘성난 사람들’을 기획했다는 이성진 감독은 그 자신도 재미교포로, 이야기 곳곳에 자신이 자라면서 경험한 요소들을 녹여냈다. 특히 한인 교회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재미교포 커뮤니티를 자세히 다룬 지점은 그간 나온 어떤 이민자 서사에서도 볼 수 없었던 부분이라는 점에서 리얼리티를 끌어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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