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유출 사건' 이후 그녀는 왜 춤을 췄을까 영화 김금순 정지혜 서울독립영화제 정순 조영준 기자
정순은 식품 공장에서 일하고 있다.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어린 직원들과 가끔 부딪히기는 하지만 별다른 큰 문제없이 오랫동안 근무해왔다. 유일한 걱정은 아무래도 딸이다. 이제 곧 결혼을 앞둔 아이만 시집보내고 나면 더 이상 바라는 것 없이 삶의 무게를 조금 덜 수 있을 것 같다. 혼자 키우느라 애도 많이 썼지만 그만큼 미안한 마음도 큰 것이 사실이다. 어느 날 그런 그녀에게 새로운 사랑이 찾아온다. 일터에 새로 나오기 시작한 영수와 연애를 시작하게 되었다. 나이도 먹을 만큼 먹고 아줌마가 되어서 이런 감정을 느낀다는 게 남사스럽기도 한 정순. 모종의 관계를 들키지 않기 위해 애를 쓰지만 두 사람의 연애 사실은 곧 공장에 퍼지게 된다. 행복하고 축하받을 일이 아닌 끔찍하고 잔혹한 소문으로 말이다.
처음은 공장의 관리자인 도윤이라는 인물을 구축하는 일이다. 경우도 없고 위아래도 없이 관리자라는 직함 하나로 모든 직원을 하대하는 그는 공장의 젊은 무리를 이끌며 분위기를 흐린다. 공장을 오래 다닌 정순과도 사소한 문제로 대립하곤 하지만, 꼭 그런 일이 아니더라도 자신에게 잘 보인 직원, 자신이 좋아하는 직원에게만 특혜를 주는 등의 치졸한 권력을 휘두른다. 이제 막 공장에 들어온 영수를 비하하고 무시하는 태도만 보더라도 도윤이라는 인물이 어떤 성정을 갖고 있는지는 충분히 알 수 있다. 여기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성적인 모멸감이다. 영수는 허리를 조심히 쓰라는 도윤의 얕은 도발에 넘어가 영상 유출이라는 사건을 저지르고 만다.도윤의 도발에 의한 영수의 그릇된 행동이 사건의 외부를 감싸고 있는 하나의 레이어라면, 그 내면의 레이어에는 정순과 영수 각각의 행동과 그 동기가 담긴다. 먼저 영수의 경우에는 자격지심이 큰 부분을 차지한다.
평생을 혼자 살아온 배경과 이제 곧 결혼을 앞둔 딸, 그리고 집과 공장만을 오가는 틀에 박힌 일상은 정순에게 영수라는 사람의 존재를 생각보다 크게 느낄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을 것이다. 이제 뱃살도 늘어지고 엉덩이도 처진 아줌마가 사랑이라는 감정을 다시 느끼게 되는 일이 쉽지만은 않지 않은가. 특히 사회적으로 이를 바라보는 시선이, 영수와 만나고 난 뒤에도 숨기고 싶어 했던 것처럼, 아직은 부담스럽고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사건이 벌어지고 난 이후 정순을 바라보는 영화의 태도는 우리가 지금껏 미디어나 뉴스를 통해 접해왔던 실제 사건 이후의 이야기들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 그 대상이 중년의 여성이라고 해서, 또 이 작품 속의 장면들이 만들어진 극 중의 이야기라고 해서 그 사실을 축소하거나 미화하지 않는다.
"이것은 내 일이잖아. 내 일인데 왜 네가 다 알아서 해? 그 양반하고 놀아난 것도 나고, 찍은 것도 나고, 사람들이 말하는 것도 전부 난데 왜 네가 다 알아서 해? 왜 나는 네가 말하는 대로만 해야 해? 왜 나는 가만히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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