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양평 문화예술인들의 삶(20) 나혜영 재즈 보컬리스트
"재즈 맛이 즉흥성에서 나오는데, 제 인생을 돌아보니 딱 그 거예요. 정형화한, 강요받는 삶이 싫어 내 멋대로 살았거든요. 보스턴·뉴욕·서울에서 25년 넘게 재즈를 하며 한결같이요. 양평에 와 좀 달라졌네요. 누군가를 사랑하고 배려하는 게 소중하다는 걸 깨달았거든요. 재즈 정신을 후학에 가르치는 것도 그렇고요. 국악을 접목한 재즈도 해보고 싶어요."
"그저 노래만 잘 하면 되는 줄 알았죠. 재즈가 즉흥성을 기본으로 한다는 걸 몰랐으니까요. 밴드도 가수도 알아서 맞춰야 하는데, 그걸 알 리 없는 전 연주를 따라잡지 못했죠. 재즈 본고장에 가서 제대로 배워야겠다고 맘 먹고 짐을 쌌어요."버클리음대에 가겠다고 1997년 편도 항공권 한 장 들고 보스턴행 비행기에 오른 것이다. 가업이 기울어 돈도 없었다. 운 좋게 몇 개월 만에 입학했다. 한국의 통기타 그룹 쉐그린 구성원 전언수씨가 뉴욕에서 운영하는 라이브카페에서 노래 알바로 학비를 벌며 프로페셔널뮤직 4년 공부를 마쳤다. 뉴욕 한인사회를 넘어 뉴욕커들의 호평을 산 그의 재즈. 어떤 멋과 맛이 있을까 궁금했는데, 그는 명확한 메시지 전달을 첫 번째로 꼽았다. 슬로 스윙이 강한 뉴욕 정통 재즈에 가사 전달을 명확하게 해 청중들이 쉽고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잘 안 섞인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나이 들어 그런지, 오지랖이 덜 넓어선지 힘들었어요. 강남에 거주했는데, 돈으로 얼룩진 두 얼굴의 도시였어요. 약속해 놓고 안 지키고, 후원하겠다는 이가 빈털터리고, 사기에 보이스피싱까지, 정말 힘들었어요."결국 양평으로 왔다. 그사이 많은 단독 콘서트와 초청공연, 각종 축제 초대가수 출연 등을 해오고 있다. 양평에선 '국화축제'나 청개구리마켓 등 공연을 하며 지역 축제음악을 바꿔놓고 있다. 민요와 트로트 반열에 재즈를 올려놓은 것. 카페 우드스탁 재즈 공연도 그의 작품. 그는 반려견을 기르고 보호하며 많은 걸 배웠다. 자신만 보고 살아온 '미미 인생'을 탈출한 것이다. 돌보고 배려하는 엄마 맘은 양평과 반려견이 준 선물이란다. 8살 '환타', 1살 '해리', 5살 '세리'와 살고 있다. 다른 둘은 임시 보호 중이다.
"어릴 적 홍제동 어느 절벽 아래 살았는데, 위쪽에 무당집이 있었어요. 장구 소리가 나면 밥 먹다 말고 제가 '어허~ 밥맛 조오타~' 추임새를 넣곤 했어요. 그럼 엄마가 '너 참 신기하게 노래 잘한다'고 했죠. 중학 때는 선생님이 '혜영이 노래 한 곡 듣고 수업 시작하자'고 말하곤 했고요."그는 영화 에 대사 있는 단역으로 출연하기도 했다. 아는 독립영화 감독이 조연출을 했는데, 추천했던 것. 대본도 의상도 없이 불려갔는데, 강수연 메이크업팀의 도움으로 마칠 수 있었다. '연기 외도'가 재즈에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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