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살 아파트' 철근공 '아파트 철근, 20~30년 전의 반만 넣고 있다' GS건설 철근 LH 순살아파트 국토부 김성욱 기자
지난 4월 붕괴한 GS건설 검단 아파트 지하 주차장처럼 한국토지주택공사가 발주한 다른 아파트 단지 15곳에서도 철근이 누락돼 있었다는 정부의 추가 발표가 나온 가운데, 문제의 검단 공사 현장에서 9개월간 일했던 한 철근 노동자가 어렵게 인터뷰에 응했다.
2022년 1월부터 10월까지 GS건설 검단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일했다는 A씨는"철근공은 시키는 대로 철근 작업을 할 뿐이지만, 검단 현장은 우리가 보기에도 전단 보강근이 너무 적게 들어는 것 아닌가 싶어 현장 소장에게 '이건 좀 이상하다'는 얘기를 했었다"고 회상했다. 앞서 지난 5일 국토부 건설사고조사위원회는 4월 29일 발생한 GS건설 검단 아파트 지하 주차장 붕괴 원인에 대해 천정을 떠받치던 기둥 32개 중 절반 가량인 15개에서 전단 보강근이 누락됐다고 발표해 '순살 아파트' 파문이 일었다. 국토부와 LH는 전날 전국의 LH 발주 아파트 단지 91곳의 지하 주차장을 조사한 결과 15곳에서 전단 보강근 누락을 추가 발견했다고 밝혔다."그 현장에서 나온 지 꽤 지났지만 선명하게 기억이 났다. 20년 넘게 철근 일 하는 동안 이런 적은 처음이다. 당시 현장에 전단 보강근이 한 차로 10톤 넘게 들어왔는데, 안 넣어도 된다고 해서 폐기 처분됐던 것으로 안다. 우리야 시키는 대로 하는 입장이지만, 전단 보강근이 너무 적게 들어가길래 현장 노동자들도 '이래도 되나' 싶었다. 현장 소장에게도 좀 이상하다고 말했지만 설계 구조가 그렇다고 했다.
전단 보강근은 다른 철근에 비해 돈도 안 된다. 철근 공사 도급 계약은 철근 무게를 기준으로 하는데, 전단 보강근은 손만 많이 가지 일반 철근들보다 작고 가볍기 때문이다. 요즘 철근 1톤당 도급비가 35만~36만 원 정도 한다.""설계 과정까지 알 수는 없지만, 같은 아파트 현장의 다른 지점들도 그 정도는 아니었는데 유독 붕괴가 난 곳이 심했다. 그 자리가 원래 현장 출입 통로로 쓰였어서 제일 마지막에 공사를 했는데, 바닥에서 암이 나와서 공사가 한 3~4개월 늦어졌다. 흙이면 그냥 파면 되는데, 돌은 계속 발파해가면서 파야 하니 오래 걸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