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전쟁 안 멈추면 우크라 역사 한 조각 사라져'
러시아군 침공 6일째인 3월 2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중심가에 황금 돔 13개가 달린 성소피아 성당 이 있다. 키이우=EPA 연합뉴스양파를 닮은 황금 돔과 화려하고 웅장한 바로크 궁전, 소비에트 최초의 마천루까지. 우크라이나는 유럽 내 숨겨진 ‘건축의 보고’다. 유럽 중앙의 지정학적 위치 탓에 거친 질곡의 역사를 겪었지만 동서 문화 교류가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다양한 건축문화가 꽃피웠다. 하지만 지난 2월 러시아의 침공으로 수세기에 걸쳐 축적된 우크라이나 건축물은 순식간에 잿더미가 될 위기에 처했다. 유네스코는 침공 직후 성명에서 “러시아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의 역사적, 문화적 자산이 파괴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의 과거와 미래를 잇는 문화유산에 대한 보호가 시급하다”고 호소했다. 우크라이나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 7곳이 있다.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앞둔 잠정 문화유산도 17곳이다.
대성당을 둘러싸고 있는 동굴 수도원 단지도 당시 융성했던 동방정교를 대변하는 유적지다. 1051년 완공된 단지는 드니프로 강을 따라 28만㎡에 달한다. 4층 종탑과 대주교 관사, 수도원 등 여러 부속 건물들 하나하나 눈길을 끈다. 올렌카 페브니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는 "대성당과 수도원 단지는 우크라이나의 독특한 정체성을 상징하기 때문에 이를 파괴하려는 러시아군의 표적이 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현재 대통령 관저로 사용되는 궁전은 키이우의 풍경에 반한 제정 러시아 황실이 별장으로 사용하기 위해 1752년 지어졌다. 당대 최고의 바로크 건축가이자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겨울궁전을 설계한 바르톨로메오 라스트렐리의 작품이다. 궁전은 1870년 대형 화재로, 2차 대전 당시 폭격으로 파괴됐다가 5년 전 원형을 살려 재건됐다.러시아 구성주의 건축의 영향을 받아 장식은 배제하는 대신 구조를 강조해 건물에 장식 효과를 준 '하르키우 아카데미 오페라 및 발레 극장'. 게티이미지뱅크‘구성주의 건축 실험장’ 하르키우러시아군의 집중 포화가 쏟아진 북동부 제2도시 하르키우는 우크라이나 현대 건축을 가장 잘 살필 수 있는 도시다. 하르키우는 소비에트 연방 시절인 1917~1934년 우크라이나의 수도였다. 당시 관공서와 박물관, 극장 등 사회기반시설이 줄줄이 들어섰고, 이들은 20세기 초 산업기술과 예술의 융합을 시도했던 '구성주의 건축'의 실험장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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