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5월 11일 수은주가 영하 62도까지 떨어진 남극의 겨울. 호주 출신 로드니 마크스(당시 32세)는 불덩이처럼 뜨겁던 몸을 일으켜 방 밖으로 나왔다. 바깥은 한낮에도 태양이 지평선 위로 올라오지 않는 어둠에 물들어 있었다. 새까만 눈길도 끝없이 얼어붙어 있었다. 매서운 바람 소리까지 건물을 울렸다. 마크스는 이날 미국 국립과학재단(NSF)이
‘콜드케이스’는 오랜 시간 미해결 상태로 남아 있는 범죄사건을 뜻하는 말로, 동명의 미국 드라마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는 격주 금요일 세계 각국의 미제사건과 진실을 쫓는 사람들의 노력을 소개합니다.2000년 5월 11일 수은주가 영하 62도까지 떨어진 남극의 겨울. 호주 출신 로드니 마크스는 불덩이처럼 뜨겁던 몸을 일으켜 방 밖으로 나왔다. 바깥은 한낮에도 태양이 지평선 위로 올라오지 않는 어둠에 물들어 있었다. 새까만 눈길도 끝없이 얼어붙어 있었다. 매서운 바람 소리까지 건물을 울렸다.
이후 10여 시간가량 마크스는 세 번이나 기지 병원을 찾아갔다. 유일한 의사인 로버트 톰슨은 그에게 진정제 등을 처방했다. 그러나 같은 달 12일 오후 6시 45분, 마크스는 결국 숨을 거뒀다. 몇 시간 뒤 톰슨과 NSF는 구체적 사인을 밝히지 않은 채 “마크스가 자연사했다”고만 발표했다. 날이 풀리는 10월까지는 시신을 외부로 옮길 수 없어, 동료들이 직접 관을 짜 그의 장례를 치렀다. 워말드 수사관은 일단 극단적 선택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봤다. 마크스는 전도유망한 과학자였다. 호주 멜버른대·뉴사우스웨일스대 등에서 학문의 기초를 탄탄히 쌓았고, 남극 근무 경력을 바탕으로 좋은 일자리를 얻을 게 유력했다. 아문센-스콧 기지에서 함께 생활한 동료 과학자 소냐 월터와 약혼까지 했다.
남극 내 분쟁은 1959년 채택된 ‘남극조약’에 의해 규율된다. 남극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하던 당시, 세계 각국은 어느 나라에도 영유권을 주지 않기로 합의했다. 남극에서 동일 국적인들 간 분쟁이 발생하면 해당 국가 법률을 적용하는 ‘속인주의’를 택하지만, 다국적 분쟁의 경우엔 책임국을 정하지 않은 채 국가 간 협력하에 사건을 해결하도록 했다.마크스 사건은 어중간한 형태였던 이런 체제의 부작용을 여실히 드러냈다. 마크스는 호주인이었지만, 수사는 뉴질랜드가 맡았다. 뉴질랜드 국내법상 영토 내에 시신이 있으면 수사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호주는 이를 크게 문제 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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