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훈이 박정훈에게] 쇼츠로는 전달할 수 없는 진실... 약자 목소리는 묻히는 구조
지하철을 타면 80% 이상이 휴대폰을 들고 무언가를 보고 있습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짧은 영상'을 보는 사람들입니다. 유튜브의 '쇼츠', 인스타그램에선 '릴스'라고 말하는 영상입니다. 쉴 새 없이 넘어가는 모습에, 남이 보는 영상을 쳐다보게 됩니다. 손가락을 위아래로 튕기면 알고리즘에 따라 '알아서' 영상이 넘어갑니다. 대부분 짧고 압축적이며, 그렇기 때문에 어렵지 않은 내용입니다.
약자의 목소리는 대체로 '구구절절'한 경우가 많습니다. 억울하고 분통한 일도 많을뿐더러, 기득권의 언어나 시각에서는 포착되지 않는 것을 하나하나 설명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를 상대하는 정부나 대기업의 반박은 쉽고 정확합니다. '불법', '시민들에게 불편', '빨갱이'까지 말이죠. "사측은 우리 노동조합에게 '돈 몇만 원 갖고 벌벌 떠는 너희가 파업할 수 있겠어? 할테면 해보라'고 합니다. 어차피 조합원 절반 이상은 사측의 지시를 따르고, 파업 시작도 못할 테니 임금협상에 임하지 않겠다고 조롱합니다. 도대체 왜 한 가정을 책임지는 삶의 무게를 겨우 견디고 있는 우리가 금수저 물고 태어나 세상 물정도 모르는 사측으로부터 이따위의 모욕을 들어야 합니까." 28일 오후 3시에 노사협상이 타결돼 파업은 금세 끝났습니다. 하지만 파업이 계속 이어졌으면 어땠을까요. 는 이날 오후에 라는 기사를 냅니다. 서울 시내버스 운행사원 평균 월급이 542만~551만 원 수준이라며, 연봉 인상을 주장하는 노조를 비판하는 뉘앙스였습니다.
'맥락이 소거된 기사'란 이런 것이겠죠. 준공영제로 운영되는 서울 시내버스 운전기사의 처우는 '업계 최고'라고 불립니다. 일정 수준의 경력이 쌓여야 들어갈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주5일제 40시간만 근무하는 것이 아닙니다. 1일 2교대, 연장 근무는 당연하고 야간에도 주말에도 일합니다. 그러나 맥락을 살펴보면 시위가 이해됩니다. 전장연은 당초 이동권·활동 지원 등을 위한 장애인 권리예산 1조 3044억 원 증액을 정부와 국회에 요구했습니다. 이 중 6653억 원 증액안이 국회 상임위에서 여야 합의로 통과됐습지만, 최종적으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예산안에선 106억 원 증액에 그쳤습니다. 전장연 요구안의 0.8%에 그친 것입니다.
쇼츠로는 도무지 설명할 수 없는 이러한 진실을 담아내는 일을 언론이, 그리고 제 자신이 잘하고 있는지 의문입니다. 저도 '맥락이 삭제된 사회'에 물들고 있는 것은 매한가지일 테니까요."신호가 빨간불이어서 멈췄는데 내 앞에 트럭이 한 대 있었다. 그런데 신호가 파란색으로 바뀌었는데도 한참을 꼼짝하지 않는 거다. 이상해서 경적을 몇 번 울렸다. 잠시 뒤 트럭이 움직이고 나서야 휠체어에 탄 사람이 건널목을 건너고 있었다는 걸 알았다. 트럭은 그 사람이 지나가기를 기다렸던 것뿐이었다. 그때 사정도 모르고 경적을 누른 게 내내 마음에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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