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타자'는 장애인 교장, 그 말에 시험 때려치운 비장애인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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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타자'는 장애인 교장, 그 말에 시험 때려치운 비장애인 교사 홍은전 월간_옥이네 월간 옥이네

" 그가 선 자리는 세상에서 제일 많이 비어 있는 자리다. 첫 번째 자리에도 사람이 가득하고, 세 번째, 네 번째 자리에도 사람이 가득한데 두 번째 자리는 그렇지 않다. 세 번째 사람은 첫 번째 사람이 슬퍼했다거나 분노했다는 소식을 듣지만 두 번째 사람은 첫 번째 사람의 통곡 소리를 듣고 시뻘게진 눈알을 본다. 무엇보다 두 번째 사람이 선 자리는 첫 번째 사람이 도와달라며 손을 내밀 때 소매가 잡히는 자리다. "

'골목길 인문학' 네 번째 순서로 홍은전씨를 초청한 강연 '과거의 나로부터 떠난다는 것 - 삶을 바꾸는 앎의 순간들'이 지난 8월 20일 오후 2시 지역문화창작공간 둠벙에서 열렸다. 2시간을 넘기며 열띠게 이어진 현장에서는 그가 어떻게 노들장애인야학과 인연을 맺게 됐는지부터 시작해 그간의 장애운동 이야기가 펼쳐졌다.떠난다는 것은 무언가와의 이별이기도 하지만 또 다른 무언가와의 만남,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기도 한다. 홍은전씨에게 '떠남'이란 앎의 순간이자 다른 세계를 만나는 기쁨이었다."기존의 렌즈가 깨지고 균열이 생긴 렌즈를 통해 세상을 보게 되는", 그래서"그 이전의 나와 다른 사람이 되는 순간"을 경험하며 '떠남'은 그의 인생에서 중요한 화두가 됐다.

"나에게 선입견, 편견, 고정관념이 있다는 걸 자각한 거죠. 그 전엔 장애인을 직접 만날 일이 없었으니 전혀 몰랐던 거고요. 그런 편견을 깨달으며 노들야학에 발을 들여놓을지 말지를 고민한 짧은 5분의 시간은, 그때는 몰랐지만 제 인생의 거대한 방향이 바뀌는 순간이기도 했어요."노들야학 봉사활동 면담을 마치고 나오는 길에 집회 참석을 권유받은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싸우러 가시죠"라는 제안에 그는 '천사를 기대하며 왔는데 전사가 있는 곳'임을 직감했다고.이 대화는 당시 그가 얼마나 장애인 문제에 무지했는지를 보여준다. 아니, 실은 우리 사회가 얼마나 장애인 문제에 무심했는지를 깨닫게 한다. 이 웃지 못할 대화는 비장애인이 장애인 이동권 문제를 접하기가 얼마나 어려웠는지를 알게 하므로.

그렇게 그는 '내 인생을 망치러 온 나의 구원자' 박경석 교장을 만나게 된다. 쇠사슬로 자신의 몸을 묶고 형형한 눈빛으로 장애인 이동권을 보장하라고 외치던 휠체어 장애인, 그가 야학의 교장이라는 사실은 그를 또 한 번 깨웠다. '저 사람은 다정할까.' '저 사람은 혹시 지금 너무 바빠서 우리를 도와줄 수 없는 상태일까.' 그렇게 계속 예의주시하게 되죠. 그러면서 세상의 시선을 의식하게 되고요. 우리의 존재가 취약해졌을 때, 내가 누군가의 선의로만 움직일 수 있을 때 세상의 모든 것을 다 신경 쓰게 되고 낯선 사람을 의심하게 되는 거예요. 그렇게 간신히 야학에 도착하면 이미 고단해서 공부할 기력도 모두 없어진 상태죠."

차별 받고 억압 받는 사람들이 모인 곳인데도, 막상 갔더니 에너지가 넘치고, 낮의 사람들과는 너무 다른 모습들을 보게 돼요. 서로 얼굴을 바라보며 서로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이야기하고 그것을 도모하는 사람들. 비장애인의 입장에서는 비효율적인 신체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아주 단단하게 연결된 사람들. 그런 이들과 함께 있으면서 앞으로 내가 이들과 함께 산다면 더는 무서울 게 없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장애운동이 말하고자 하는 건 '네 몸을 이기려고 그렇게 애쓰지 않아도 된다'는 거예요. 장애인들은 끊임없이 장애를 극복하도록 평생 재활훈련을 해요. 자기 몸을 바꾸는 혹사인 건데, 노들야학이 말하고 싶은 것은 그런 게 아니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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