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놓치면 끝' 비장한 아침…남들 운동할 때, 난 살려고 뛴다 [출퇴근지옥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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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놓치면 끝' 비장한 아침…남들 운동할 때, 난 살려고 뛴다 [출퇴근지옥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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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뒤, 버스가 멈추고 문이 열리자 심씨는 지하철 출입구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오씨의 집과 직장은 도보 15분 거리인 1.3㎞ 떨어져 있고, 업무 시작 시각은 오전 9시다. 오씨는 야근과 회식이 잦은 편이라 오후 9~10시에 귀가할 때도 더러 있지만, 집에 도착해 책을 읽거나 글을 쓰며 잘 준비를 할 시간 정도는 확보할 수 있다.

중앙일보는 서울시의 통신기지국 빅데이터인 ‘서울 생활이동 데이터’를 자체 분석해 출근시간대 유입인구가 많은 ‘출근 1번지’ 6개 동을 선정했습니다. 이후 출근 1번지로 출근하는 인구가 일정 수 이상인 서울·경기·인천의 행정동을 추린 뒤 이 중 통근시간이 가장 긴 곳에 사는 ‘장거리 지역 통근자’와 통근 인구가 가장 많은 곳에 사는 ‘최다 이동 지역 통근자’ 12명을 동행·심층 인터뷰했습니다. 이를 통해 통근거리가 규정하는 이들의 삶을 ①삶의질 ②가족관계 ③건강 ④업무성과 ⑤경제적 상황 등 5가지 측면에서 따져봤습니다.직장인 심은주씨가 출근길 동행에 나선 취재진에게 물었다. 서울 은평구 진관동에 사는 심씨의 하루는 매일 오전 5시20분쯤 시작된다. 심씨는 코로나19로 혼자 지내는 시간이 늘며 자주 우울해진 탓에 언니 집에 들어와 살게 됐지만, 저녁 때만 언니와 초등학생 조카를 만날 수 있다. ‘장거리 통근자’라서다.

그의 출근 동선은 거의 분 단위로 짜여 있다. 정해진 때 정해진 곳에 이르지 못하면 차질이 생긴다. 조금이라도 늦어지면 그나마 운이 좋은 날은 내내 서서 가는 데 그치지만, 운이 나쁘면 녹초가 된 채 지각까지 하게 된다. 이 때문에 집과 버스, 지하철 사이의 틈은 모두 심씨의 달리기로 채워진다. 원피스나 굽이 있는 구두 대신 검은색 바지에 가벼운 샌들을 신고 집을 나선 그는 “30분에 오는 버스를 꼭 타야 한다”며 발길을 재촉했다. 목표로 한 버스에 오르고 10분쯤 흐른 무렵, 구파발역이 두 정거장 앞으로 다가오자 이번엔 “내리자마자 좀 뛰어야 한다”는 말을 다시 건넸다. ‘준비하라’는 표정이었다. 잠시 뒤, 버스가 멈추고 문이 열리자 심씨는 지하철 출입구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심씨의 달리는 모습을 흘깃 보던 한 여성의 발걸음도 덩달아 빨라졌다.

지난해 이직 전까진 출근 시간이 30분 정도였다. 심씨는 “그땐 아침에 자전거를 타거나 조깅을 했고, 퇴근 후에도 산책하거나 책 읽는 걸 좋아했다”며 “지금은 같은 시각에 일어나고 같은 시각에 퇴근해도 도저히 할 수가 없다. 출퇴근에 쓰는 시간 자체도 길지만 체력적으로 힘들다”고 했다. 운동을 마치고 6시30분쯤 집으로 돌아간 오씨는 1시간에 걸쳐 샤워 및 화장을 하고 출근 준비를 완전히 마쳤다. 오씨 역시 아침 식사는 하지 않지만, 시간이 모자라서가 아니라 체중 조절을 위해서였다. 대신 책을 읽을 때가 많다. 그는 “독서 구독 서비스를 신청해 놓고 닥치는 대로 읽는 편이다. 1주일에 1~2권 정도는 꾸준히 읽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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