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예산은 당초 491억원에서 938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습니다.\r잼버리 망신
지난 안전 점검 무의미, 결의 헛구호 4일 전북 부안 새만금 부지에서 열리고 있는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현장에서 3일동안 온열환자 포함 1486여명이 진료를 받는 등 스카우트 대원들이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최기웅 기자방문규 국무조정실장이 지난달 13일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개최될 전북 부안군 새만금 현장에 방문, 최종 준비 상황을 점검하며 한 얘기다. 이날 현장 점검에는 공동조직위 기관인 여성가족부, 행정안전부, 문화체육관광부, 경찰청, 소방청, 새만금개발청, 전라북도, 부안군, 농어촌공사 관계자가 동행했다.
하지만 안전 점검은 무의미했다. 외친 결의는 헛구호가 됐다. ‘새만금 잼버리’의 부실한 대회 운영이 국내외 사회관계망서비스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드러나며 국제적인 망신을 자초하면서다. ‘그간 숱한 점검 때 도대체 뭘 했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1000억원에 육박하는 예산을 쓰고도 대회 준비가 미흡했단 비판이 거세다. 관련 예산은 당초 491억원에서 938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간척지인 새만금은 허허벌판이다. 습도도 높다. 대회초기 한낮 최고기온이 35도를 넘나드는 폭염을 피할 곳이 거의 없단 지적이 숱하게 제기됐다. 조직위가 덩굴 터널 7.4㎞와 그늘 쉼터 1720곳을 만들었지만, 역부족이었다.
이에 온열환자가 쏟아져 나왔다. 4일 현재 집계된 전날 하루 병원 내원자 수는 1486명이며 이 중 온열증상자가 138명 등에 달한다. 더욱이 대회 직전 폭우로 대회장 곳곳이 습지인 데다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면서 모기와 화상벌레 등 날벌레도 창궐했다. 같은 기간 벌레물림 환자, 피부 발진 환자도 쏟아졌다. 온라인에선 “난민수용소가 따로 없다”는 조롱이 나왔다.전북도 등은 잼버리 대회를 앞둔 지난 6월 16일부터 18일까지 2박 3일간 ‘미니잼버리’를 개최했다. 본 행사를 치르기 전 진행한 사전 훈련이었다. 전북도는 당시 보도자료에서 “현 잼버리 부지가 야영 등 행사를 개최한 적이 없는 매립지로서 날씨와 토질, 해충 등 숙영여건에 관한 정보를 파악할 필요가 있고 감염병 및 자연·재난 등 각종 비상·돌발상황에 대응할 대비체계 점검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점검은 이뿐만이 아니다. 6월 하순과 7월 초 등 수시로 이뤄졌다.
그런데도 비위생 화장실, 훤히 보이는 세면장 같은 기본적인 야영인프라 문제점도 챙기지 못했다. 이런 사정에 대회장 안팎에선 조직위를 구성하는 여러 기관 간 서로 책임을 미루는 데다 소통조차 되지 않은 것 아니냔 의문이 나온다.정부는 한발 늦었지만, 보다 촘촘한 대책마련에 나섰다. 이날부터 델타 구역을 비롯한 야영장 곳곳에 냉방버스 130대가 배치됐다. 전북경찰청 등 에어컨을 쐴 수 있는 이동식 ‘무더위쉼터’를 운영한다. 조직위는 참가자 전원에게 쿨링 마스크와 모자, 염분 알약 외 매일 5병의 생수를 제공할 계획이다. 샤워장과 화장실 등은 수시로 정비하고 청소 인력을 기존 70명에서 542명으로 확 늘렸다. 모기·파리 등 해충구제를 철저히 하기 위해 방제인력도 추가 투입할 예정이다. 정부는 4일 오전 국무회의를 열고 온열환자 대응을 위한 예비비 69억원을 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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