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때로는 독특한 '형식'이 즐거움이 된다...사라 바론의 〈로봇 드림〉
만화는 칸과 칸 사이를 상상의 영역으로 채우는 장르다. 그러니까 만화가 그려진 칸과 칸 사이의 긴밀한 관계를 상상으로 어떻게 채우느냐에 따라서 즐거움의 크기가 달라진다. 같은 작품이라 하더라도 어떤 독자는 칸과 칸 사이를 흥분된 마음으로 채울 수 있고, 어떤 독자는 미지근한 감정으로 채울 수 있다.
그래서 많은 독자들이 사라 바론의 작품을 두고"극중 어떤 대사도 없이 진행된다"고 말한다. 그런데 이 말에는 조금 어폐가 있다. 어떤 대사도 없다는 말이 틀린 말은 아니지만, 이 작품의 작가는 만화에서 중요한 말풍선을 포기하는 대신, 의도적으로 사물이나 장소나 상황을 나타내는 명사에 신경을 썼다.무엇보다 '청각'적인 요소에 많은 공을 들였다는 점에서, 다른 방식으로 말풍선을 이용한 것이나 다름없다. 가령, 작중 주인공인 '도그'가 꼬리를 흔들 때,"파다닥"이라는 부사를 사용한다거나, 또 다른 주인공인 '로봇'이 바다에 들어갔다가 녹슬어 움직이지 못하는 장면에서"끼이이이이익"이라는 소리를 텍스트에 기입하는 방식이 이에 해당한다.
시인 서정주의 라는 시에 등장하는 신부처럼 자신이 부서질 때까지 그곳을 떠나지 못한다. 짠한 것은 도그 또한 로봇과 같은 마음이라는 점이다. 간절한 이 마음을 지우기 힘들다. 하지만 도그는 해결책이 없자 마음을 접는다. 슬프지만 이 둘은 두 번 다시 만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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