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저 왔습니다.' 휠체어에 겨우 몸을 기댄 백발의 노인은 이 말밖에 하지 못했다. 그렁그렁한 눈에서는 연신 눈물이 흘러내렸다. 옆에서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더 해보세요'라고 했지만 말을 잊은 듯 손수건으로 눈물만 닦았다. 바닷물이 반쯤 찬 갱구(탄광 입구)를 바라보고 차려진 제사상 앞에서 큰절을 올린 ...
휠체어에 겨우 몸을 기댄 백발의 노인은 이 말밖에 하지 못했다. 그렁그렁한 눈에서는 연신 눈물이 흘러내렸다. 옆에서"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더 해보세요"라고 했지만 말을 잊은 듯 손수건으로 눈물만 닦았다.한일 양국의 취재진을 만난 전씨는 아버지가 사고로 사망하기 전 가족이 함께 탄광 근처에 살았다고 했다. 사고가 난 후에는 갱구가 막혔고, 그는 매일 이곳을 찾아 울었다며"가슴이 아파 말이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지난 26일 일본 야마구치현 우베시 도코나미 바닷가 근처에 있는 조세이탄광 입구인 갱구 앞에서 한국과 일본 유족 20여 명이 제사상 앞에서 큰절을 올렸다. 이곳은 지난 1942년 2월 3일 바닷물이 갱도로 흘러들면서 조선인 노동자 136명을 포함한 183명이 수몰돼 사망한 곳이다.
새기는회는 유족들의 뜻을 확인하고 추도식을 준비했다. 추도식은 한일 양국의 시민들과 취재진이 지켜보는 가운데 한국식 제사와 일본식 제사, 대구에서 온 참배객의 추모의식 순으로 진행됐다. 제단 주변에는 이날을 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한국인 유족회 회원들의 영정사진도 걸렸다. 이곳에서 희생된 김원달씨의 손자인 김영철씨는 할아버지가 보낸 편지를 다시 읽었다. 김원달씨는 편지에서 당시의 참혹한 상황을 생생하게 전했다. 이 편지는 김원달씨의 아들이 보관하고 있던 것을 지난 2005년 4월 새기는회가 만든 에 실렸다. 이어 그는"유골을 찾아 부녀의 한이라도 풀 수 있게 기대와 염원을 간직하면서 이곳에서 외할아버지 이름을 불러본다"며"조금만 기다리시면 고향으로, 부모님 곁으로, 사랑하는 딸 곁으로 모시겠다"고 울부짖었다.한국에서 온 참배객들은 미리 준비한 연꽃지화를 헌화한 뒤 큰절을 올리며 추모했다. 춤꾼 박정희씨는 진혼무로 차가운 바다 속에 묻혀 있는 영혼들의 넋을 위로했다. 박정희씨가 진혼무를 추자 이를 지켜보던 유족들과 시민들은 함께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새기는회는 29일과 30일 본갱도가 안전한지를 확인한 후 해안의 피야에 대한 조사를 시작으로 갱도 안으로 들어가 유해발굴에 나설 예정이다. 이날 조사 결과를 검토해 1km 유해 발굴에 대한 가능성과 조사 방법 등을 결정하고 유골이 발견되면 DNA 감정도 실시한다. 양 회장은"매듭을 묶은 자만이 매듭을 풀 수 있다"며"일본 정부는 탁상공론처럼 인도주의, 현실주의라는 말에만 집착하지 말고 유족들의 간절한 바람인 유해를 발굴하고 고향에 봉안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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