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불행해져야만 행복의 기회가 오는 걸까?' 지니 판타지성장소설 이은정 너없는동안 램프의요정 김은미 기자
이은정 작가는 단편소설 '개들이 짖는 동안'으로 2018 삶의 향기 동서문학상 대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2020년에는 아르코 문학창작기금을 수혜하기도 했다. '읽고 쓰는 일이 내 인생의 전부'라고 말하는 작가이며 심지어 이라는 산문집을 펴내기도 했다.
장편소설 은 램프의 요정 지니를 놀라운 상상력으로 재창조해서 그려낸 판타지 성장 소설이다. 청소년 소설로 분류하지만, 작가는 이 소설을 어른들이 많이 읽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하고 있다. 등단 후 줄곧 폭력에 관한 소설만을 쓰던 작가는, 재미있고 쉽게 읽히고 여운도 남는 밝은 소설을 쓰고 싶어졌다고 한다. 그러다 어느 날 문득 1990년대 가수 하이디가 부른 '진이'라는 곡을 기억해 냈고, 램프의 요정 지니를 소환해 내는 데 성공한다.주인공 동안 앞에 나타난 램프의 요정 지니, 지니는 다섯 가지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말한다. 그러나 조건이 있다. 타인을 불행하게 만들어 주는 소원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게 누구든, 그게 뭐든, 불행만, 딱 다섯 번이라고 강조한다. 동안은 비씨맨 갱생, 마주공의 사망, 아쿤드자다의 불행, 강미애와 윤재태의 결별, 부단과 생모의 만남까지 다섯 가지 소원을 빈다. 어떤 방식으로든 다섯 가지 소원이 모두 이루어진 후 동안은 지니와 이별을 고한다.
은 내가 추구했던 행복이 누군가를 불행하게 만들지는 않았었는지 반성하게 하고, 행복이라는 목표만을 좇다가 이기적이고 부도덕한 마음이 불쑥 튀어나오는 것을 애써 외면했던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한다. '누군가를 불행하게 만드는 방법으로 사람들에게 희망을 줘서도 안된다. 다른 사람의 불행으로 인해 자신이 행복해지는 것이야말로 진짜 불행한 일'이라고 갱생을 부추기는 판타지 소설은 흔치 않은데, 이 소설이 그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는 점에서 탁월하다고 하겠다. 무엇보다도 누군가의 불행을 바랐던 무서운 마음, 누군가의 행복을 빼앗고 싶다는 악한 마음, 어떻게든 나의 행복을 얻어 내고야 말겠다는 독한 마음을 품었던 어느 시절의 나를 소환해 내 행복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해 보게 한다는 점이 이 소설이 가진 특별함이라고 생각한다.뛰어난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탄탄한 스토리의 구성과 이은정 작가의 안정된 문장력만으로도 이 소설을 꼭 읽어야 할 이유가 된다. 또한 이은정 작가가 그동안 써왔던 글들과 완벽하게 다른 장르의 소설이 등장했다는 것만으로도 독자들은 반갑고 흥미롭게 이 책을 펼칠 것이다. 재미있는 소설이라고 가볍게 시작했다가, 인간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만드는 묵직한 감동을 주는 반전의 소설을 많은 독자들이 펼쳐보기를 바란다.누군가를 불행하게 만드는 소원을 들어준다고 했지만 결국에는 많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어주었던 램프의 요정 지니가, 이 책을 읽는 독자들 마음속에 선물 같은 존재로 기억될 수 있으리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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