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보러 갔다 얻은 깨달음... 평가절하되는 돌봄-가사노동의 가치, 제대로 평가되기를
겨울 동안 너무 게을러져서 의욕 없이 지내다가 최근에야 힘을 내 뮤지컬 티켓 한 장을 예매해 두었는데, 초등학교 4학년인 막내딸이 귀신같이 내게 물었다.엊그제 수요일, 잠실 샤롯데 씨어터에서 3시에 공연하는 뮤지컬 을 보기 위해 회사에 반차를 신청했다. 점심을 먹고, 2호선 지하철에 앉아서 꾸벅꾸벅 졸다가 깨보니 지하철이 한강을 건너고 있었다.
이 뮤지컬은 헤드윅이 공연을 하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형식으로 진행되며, 기존에 봤던 아름답고 화려한 뮤지컬과는 거리가 멀다. 헤드윅의 대사 절반은 욕과 우울한 이야기들 뿐이고, 희망이라곤 없어 보이기도 한다. 주인공의 비중이 매우 큰 공연이었는데, 배우 유연석이 자신의 모든 걸 쏟아붓고 있다고 느껴질 만큼 매력적인 헤드윅의 모습을 보여줬다. 다시 생각해 봐도 설레는, 정말 멋지고 황홀한 공연이었다.공연이 끝난 시간은 5시 30분, 서둘러 집에 돌아가면 아이들과 저녁식사를 할 수 있다. 내가 평일 낮공연을 선호하는 이유 중 하나가 아이들의 저녁밥이다. 그런데 오늘은 지하철역과 다른 방향에 있는 석촌호수 쪽으로 자꾸만 눈길이 갔다. 벚꽃이 만개한 이 계절에 여기까지 왔는데, 서둘러 집으로 돌아가는 게 과연 옳은 일인가? 나는 횡단보도 앞에서 망설이고 있었다. 딸아, 고맙다. 30분 정도 편하게 벚꽃길을 걸어도 되겠다. 벚꽃이 만개한 호수 주변을 돌면서, 놀이기구를 타는 사람들의 함성을 들으면서, 정답게 사진을 찍는 연인과 가족들을 보면서, 입가에 미소를 짓고 천천히 걸었다. 이 행복한 기분을 오래오래 간직하고 싶었다."나 석촌호수에 있어. 벚꽃 만개했다.
'아이 돌봄'이라는, 말하자면 한 인간의 토대를 잘 만드는 작업을 내 친구가 하고 있는 건데. 자녀를 돌보는 부모가 돌봄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동시에 스스로의 행복을 위해 노력하면 좋겠다. 엄마가 불행한데 아이가 행복할 수는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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