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에 붙는 말이 '쓰기'인 이유 글쓰다생긴일 용기연습 조성하 기자
정신을 차려보니 창백한 타일 바닥 위로 긴 머리카락이 수북히 쌓여 있었다. 가뿐해진 고개를 이리저리 움직이자 무중력 상태라도 된 듯 고요함만 맴돌았다. 방금 전까지도 탯줄처럼 내 몸에서 뻗어나온 가닥들이 등 뒤에서 부드럽게 나풀거렸는데.
옛날 드라마에선 실연의 아픔을 잊으려 긴 머리를 과감히 자르는 장면이 종종 등장했는데, 나는 그저 세 달 전부터 글쓰기를 시작했을 뿐이었다. 집 앞 도서관에서 열린 글쓰기 수업에 우연히 발을 들였다가 짧은 에세이 몇 편을 쓰게 됐다.예약이라도 걸어놨는지 매주 수업마다 비가 내리던 여름, 주제에 맞춰 한 주 동안 쓴 내 꼬깃꼬깃한 글을 사람들 앞에서 소리내어 읽어야 했다. 일기장에나 묻혀야 할 지극히 평범하고 사소한 내용이었는데. 수업 덕분에 알게된 책, 에서 잊지 못할 표현을 만났다. '글을 쓰고 싶은 것과 글을 쓰는 것은 쥐며느리와 며느리의 차이다. 완전히 다른 차원의 세계다. 하나는 기분이 삼삼해지는 일이고 하나는 몸이 축나는 일이다.' 언젠가 글을 쓰게 되면 재밌겠다고만 생각하다니, 정말 무지했구나.
다시 만난 그것들은 고맙게도 싱싱한 재료가 되어 사소한 목소리로 선보일 수 있었고. 여전히 느려터진 속도에 몸부림치지만, 있는 그대로를 발견하고 드러내는 일은 재밌었다. 조금 더 오래 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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