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한전이 '독점'한 전력판매시장에 다른 판매자들이 들어올 수 있도록 시장을 개방하겠다는 방침도 발표했다. 한전 전력구매계약 PPA
지난 1월 윤석열 당시 대선 후보는"전기요금을 무리하게 인상하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등 국민에게 큰 타격을 준다. 적정 수준의 전기가격을 유지하는 건 디지털 혁신 강국으로 가기 위해 필수적인 경쟁력 요소다"라며 '전기요금 인상 계획 전면 백지화'를 공약했다. 윤창원 기자
지난달 윤석열 정부는 출범과 함께 '전력시장 개편'의 화두를 띄웠다. 구체적인 정책은 아직이지만, '시장원칙에 따라 전력시장을 개편하겠다'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발표 이후 요지부동이던 한국전력 주가가 오르는가 하면 반대편에선 '한전 민영화'를 반대한다는 국민청원이 등장했다. 전력시장은 발전부터 입찰, 송·배전, 판매 등 여러 단계로 구성된 만큼 어느 부분을 어떻게 고치느냐에 따라 너무나 다양한 입장이 존재한다. 윤석열 정부에서 현재까지 제시한 내용들은 각론보다는 총론에 가까워 빈틈이 많은데, 총론이 제시해야 할 큰 방향성마저 흐릿하다는 비판이 동시에 나오는 지경이다.전력시장 개편 논의 중 가장 핵심은 아무래도 전기요금이다. 특히 한국전력의 적자가 올해 30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오면서 앞으로는 전기요금을 정부가 아닌 시장이 스스로 조정하도록 권한을 넘길지가 관건이 되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관건은 결국 정부의 설득과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참여다. 전력판매시장 개방이 언급되자마자 여론은 한전 민영화 찬반으로 나뉘었다. 정부는 한전의 지분을 시장에 매각하는 민영화와는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라고 '팩트체크'를 했지만, 국민이 불안감을 느끼는 지점의 연장선에서 따져보자면 민영화가 주는 인상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전기요금 결정을 시장에 맡기겠다는 것은 그간 공공재로 여겨온 전기를 사적재화로 다시 보겠다는 선언과 같다. 전기를 시장의 재화로 내놓는 순간 개인의 구매 여력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전자기기의 수와 에어컨 가동 일수 등 삶의 많은 것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이는 거래구조나 가격 등은 시장에 맡기고 에너지 분배 문제는 또 다른 복지정책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과 이어진다. 실제로 경제협력개발기구의 많은 국가가 채택하고 있는 방식이기도 하다.미국 캘리포니아주는 1996년, 텍사스주는 1999년 전력산업을 전면 민영화했다.
전력업계의 한 관계자는"한전이 판매시장을 '독점'했다고 표현하기보다는 공공재 관리자의 역할을 했다고 봐야할 것"이라며"산간오지까지 송·배전망을 까는 일에 과연 어떤 민간업자가 나서겠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