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선 점령한 '정치적 부족주의', 韓은 더 심각 [사설]](https://i.headtopics.com/images/2024/10/27/maekyungsns/326543245824494967516-326543245824494967516-4368BF8DBF7F7ACCA7142B43527D5AC1.webp)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 판세가 오리무중이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승부를 결정지을 7대 경합주의 우열은 시시각각 바뀌고 있다. 그 와중에 진영 간 혐오와 공격은 심정적 내전을 방불케 하는 수준으로 격화돼 누가 승리하더라도 후유증이 불가피해 보인다. 최근 현지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 국민 62%가 대선 이후 폭력 사태가 ..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 판세가 오리무중이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승부를 결정지을 7대 경합주의 우열은 시시각각 바뀌고 있다. 그 와중에 진영 간 혐오와 공격은 심정적 내전을 방불케 하는 수준으로 격화돼 누가 승리하더라도 후유증이 불가피해 보인다.
최근 현지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 국민 62%가 대선 이후 폭력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고, 51%는 폭력 사태 방지를 위해 군을 투입하는 것에 찬성했다. 지난 24일 AP통신은 사전투표를 둘러싼 음모론도 2020년 대선에 이어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전했다. 공화당 소속 하원의원이 조지아주에서 전자투표 기계가 결과를 바꿨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트럼프를 지지하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도 공화당 집회에서 2020년 투표조작설을 재소환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지난 대선 이후 지금까지 트럼프 지지층에서 투표 자격에 의문을 제기한 등록 유권자가 약 10만명에 이른다고 한다. 지난해 CNN이 실시한 조사에서는 미국 국민의 3분의 1, 공화당 지지자의 3분의 2가 조 바이든의 지난 대선 승리를 불법적이라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는 이번 유세 과정에서 한번은 총탄이 귀를 스쳤고 한번은 총기 무장 남성으로부터 암살 위협을 받았다.
미국이 처한 상황은 집단 정체성을 갈구하며 내 편, 네 편을 가르고 반대 정파를 혐오하는 '정치적 부족주의'와 다름없다. 같은 대통령제 국가인 한국도 더하면 더했지 결코 못하지 않다. 잘 설명이 안 되는 사안이 생길 때마다 대통령 부인을 배후로 상정하는 세력이 있는가 하면 선거 종류를 불문하고 '조작설'을 퍼뜨리는 유튜버들이 넘쳐난다. 최근 야당은 뜬금없이 '계엄 음모'를 들고나와 국정조사와 특검까지 추진하겠다고 한다. 미국과 한국 정치의 저질 동조화를 보면 과연 민주주의는 진보하는지 회의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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