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폴란드 에너지 안보에 고배…韓 원전 수주 '안이한 전략'
홍국기 기자=폴란드의 첫 원자력발전소 사업자에 미국 원전업체 웨스팅하우스가 선정되면서 수주전을 벌여온 한국이 일단 쓴잔을 들게 됐다.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28일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제니퍼 그랜홈 에너지부 장관과 회담한 뒤 자국의 원전 프로젝트에 웨스팅하우스 기술을 이용하기로 확정했다고 밝혔다.폴란드 원전 프로젝트는 6∼9GW 규모의 가압경수로 6기를 건설하는 사업으로 한국수력원자력과 웨스팅하우스, EDF 3곳이 제안서를 제출했다. 야체크 사신 폴란드 부총리가 2022년 10월 23일 워싱턴DC에서 제니퍼 그랜홈 미국 에너지부 장관을 만난 뒤 폴란드의 신규 원전 사업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2.10.24 [폴란드 기후환경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mail protected]야체크 사신 폴란드 부총리는 최근 미국을 방문해 그랜홈 장관과 회담 뒤 원전 사업자에 웨스팅하우스가 낙점될 가능성이 크다는 입장을 이미 밝힌 바 있다.
석광훈 에너지전환포럼 전문위원은"APR1400 기술의 원천 기술은 법적·기술적으로 웨스팅하우스와 관련된 만큼, 한수원이 신뢰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기본 전략이어야 한다"며"지난 6월 웨스팅하우스가 방한해 한전·한수원과 면담했을 때 해결 방안을 모색했어야 했는데, 우리 측은 폴란드만 상대하면 될 거라고 안일하게 판단해 지금 대가를 치르는 셈"이라고 비판했다.학계와 원전업계는 한국이 한미 원자력협정에 기초해 웨스팅하우스와 폴란드 원전 사업 공조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한다.웨스팅하우스는 한때 세계 1위 원전기업이었으나 1979년 미 펜실베이니아 스리마일아일랜드 원전 사고 이후 신규 원전 건설이 지지부진해 현재 독자적인 원전 시공 능력은 현저히 떨어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반면 한국은 세계적으로 원전 디자인의 표준화와 단순화 측면이나 한 장소에 같은 설계의 원전을 여럿 건설하는 기술력 면에서 저비용·고효율의 원전 건설 경험이 풍부하다는 평가를 받는다.정용훈 한국과학기술원 원자력·양자공학과 교수는"폴란드 정부가 추진하는 원전 6기 사업은 폴란드와 미국의 정부 간 협약으로 민간 업체가 끼어들 여지가 없었다"면서"현재 웨스팅하우스의 시공 능력 자체가 좋지 않아 원자로나 증기 발생기 등 핵심 기기를 우리가 공급할 여지는 충분하다"고 진단했다.아울러 폴란드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한수원은 오는 31일 서울에서 폴란드전력공사, 폴란드 민간 에너지기업 제팍과 폴란드 패트누브 화력발전소 부지에 원전을 짓는 폴란드 원전 2단계 사업에 대한 협력의향서를 체결할 계획이다.
정 교수는"웨스팅하우스와의 소송은 한미 원자력 협정이라는 큰 틀에서 정무적으로 풀어나가야 할 문제"라면서"폴란드 원전 2단계 사업은 한수원이 맡을 가능성이 큰 상황이고, 기존 석탄화력발전소를 원전으로 대체하는 시장이 엄청나게 커질 전망이라 한국형 원전 수출에 빨간불이 들어왔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견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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