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배경과 그로 인한 의문점에 대해 분석합니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국정운영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계엄 카드를 선택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앞서 대통령실과 국방부는 지난 8월부터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불거진 계엄 준비론에 대해 ‘ 음모론 ’이라며 일축해왔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3일 심야에 기습적으로 비상계엄 을 선포하며 음모론 을 스스로 현실화했다. 윤 대통령이 국회에서 계엄이 곧바로 해제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임에도 계엄 카드를 꺼낸 것은 정치적 오판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정치권 안팎에서 제기된다.윤 대통령은 전날 담화에서도 여소야대 국회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에만 관료 탄핵소추안을 22차례나 발의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윤 대통령은 야당이 ‘감액’만 반영된 내년도 정부 예산안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단독 처리하자 계엄 선포를 결단한 것으로 보인다. 더 이상 야당에 발목을 잡혀서는 임기 내내 끌려다닐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는 이야기다.여권 소식통은 “윤 대통령과 야권 사이의 싸움이 점점 고조되다가 결국 윤 대통령이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은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김용현 국방부 장관을 정점으로 하는 군부 강경파에 휘둘려 세심한 고려 없이 ‘계엄의 강’을 건넜을 개연성도 있다. 이날 국방부는 김 장관이 전날 윤 대통령에게 비상계엄 선포를 직접 건의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장관이 계엄을 건의한 게 맞느냐’는 질문에 “맞다”고 답변했다. 실제로 윤 대통령이 김 장관 등 극소수의 참모와 논의해 계엄을 선포한 정황은 곳곳에서 드러난다. 윤 대통령이 밤 늦게 비상계엄을 선언하기 전까지 대부분의 대통령실 참모들과 군 지휘부는 이러한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파악됐다. 결국 소수 측근들이 한덕수 국무총리는 물론 대통령실 핵심 라인도 모르게 판을 짜고 윤 대통령에게 ‘성공하면 뒤집을 수 있다’는 희망을 불어넣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윤 대통령과 김 장관 등이 일부라도 여론 지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계산했을 가능성도 있다. 야당의 독주를 막고 시간을 벌면서 계엄을 통해 국정 운영의 페이스를 되찾아오면서 지지층을 규합할 수 있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윤 대통령은 담화에서 “저는 가능한 한 빠른 시간 내에 반국가 세력을 척결하고 국가를 정상화시키겠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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