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파이낸셜타임스와 대만 연합보는 5일 전날 중국 국가안전부가 위챗(微信·중국판 카카오스토리) 공식계정에 이례적으로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국 전략을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고 전했다. 연합보는 올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기구(APEC) 정상회담이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다면서 중국 국가안전부의 4일 자 글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APEC에 출석하지 않거나 바이든 대통령과 회견에 변수가 아직 남아있음을 암시한 표현이라고 풀이했다. 안전부는 '새 병에 든 헌 술'이라는 글에서 지난 수십년간 미국의 중국 전략이 '접촉과 억제'를 구사하는 ‘낡은 양손’이었다면, 바이든 정부의 ‘새로운 양손’은 '경쟁과 경쟁 통제'라고 주장했다.
중국의 방첩기관인 국가안전부가 연이틀 자체 SNS에 미국을 비난하는 글을 게재하며 미국이 성의를 보이지 않는다면 오는 11월 미·중 정상회담이 위험에 처할 수 있음을 암시했다.이들 매체는 특히 국가안전부가 올린 글의 마지막 문장에 주목했다. 국가안전부의 게시글은 “미국이 진정으로 ‘발리에서 샌프란시스코까지’를 실현하려면 충분한 성의를 보여야 한다”라는 문장으로 끝난다.
FT도 안전부의 경고가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이 베이징을 방문해 미국 기업이 중국을 점점 더 투자할 수 없는 곳으로 여기고 있다고 경고한 지일주일도 안 된 시점에서 나왔다면서 미국 고위 관리의 연쇄 방중 이후 중국이 발표한 가장 강력한 수위의 반발이라고 지적했다. 안전부는 “최근 다수의 미국 관리들이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의 발전을 억제하거나 중국과 디커플링을 모색할 의도가 없다면서 잇달아 중국을 방문했다”면서 “미국은 이와 동시에 대만에 군사 물자를 판매하고 대만에 군사 융자를 제공하며 계속 티베트와 남중국해에서 문제를 일으켰다. 이는 바이든 정부의 대중국 전략이 분명 양면성을 가졌음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미국이 몇 마디 ‘아름다운 말’을 한다고 결코 경계심을 늦추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국가안전부는 5일에도 위챗 계정에 “미국 국가정보국 벽의 첫 번째 검은 별은 중국과 관련 있다”는 글을 싣고 CIA 창설 이후 최초로 해외에서 사망한 정보장교가 1947년 티베트에서 숨진 더글러스 매키어넌 미국 주디화총영사관의 부총영사였다고 했다. MIT 물리학과 출신으로 5개국어에 능통했던 매키어넌은 중화인민공화국이 신장을 ‘해방’하기 전 부총영사 신분으로 구소련의 원자폭탄 정보 탐지 등의 임무를 수행했던 것으로 알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