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선거가 끝난 현재, 부정선거론은 여전히 유행하고 있습니다. 부정선거 인식은 단순한 정보 부족인 것이 아니라, 극단적 정파성에 의해 만들어진 의도적 눈가리기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따라서 부정선거 유령을 퇴치하는 것은 단순한 정보보다 더 많은, 그리고 더 깊은 시민 참여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더 많은 시민이 참관인과 사무원으로 현장을 직접 관찰하고 경험할 때, 그리고 이 경험을 더 많은 동료 시민들과 나눈다면, 동기화된 추론에 의한 거짓 신념은 조금씩 사라질 수 있지 않을까요? 이러한 참여는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부정선거유령을 없애는 중요한 열쇠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6·3 지방선거가 21일부터 13일간의 열전에 들어갔다. 정치학자로서 선거 과정과 결과에 관심과 흥미가 커지고 있지만 걱정이 앞서는 것도 사실이다. 언젠가부터 한국 사회를 떠돌기 시작한 근거 없는 부정선거론 탓이다.
몇년 전부터 투표용지가 조작됐다거나 개표기가 오작동했다거나 누군가 투표용지를 가지고 도주했다는 식의 음모론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됐다. 제기된 의혹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모두 공개하면 부정선거론은 사라지는 것이 아닌가? 그동안 이 유령을 쫓아내기 위해 수많은 과학적 증거와 사실관계에 대한 설명이 제공됐다. 지난 21대 대통령 선거에서는 ‘공정선거참관단’이라는 새로운 제도를 만들어 이전에 공개되지 않았던 투·개표의 모든 세부 과정을 다 확인하는 외부조직이 운영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부정선거라는 유령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부정선거론에 대한 교정효과를 분석한 미국이나 브라질 사례를 보면, 단순 정보제공의 효과가 없는 것이 한국만의 현상은 아니다. 국가기관의 발표나 언론 보도를 통해 의혹을 반박하는 정확한 사실을 전달받았음에도, 부정선거론을 믿는 사람들은 생각을 바꾸지 않았다. 부정선거 인식이 단순한 정보의 부족이 아니라, 내가 지지하는 정당이 졌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당파적 동기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최근 정치심리학 연구들은 이러한 심리를 동기화된 추론이라고 부른다. 자신이 원하는 결론에 맞게 믿고 싶은 것만 믿고 보고 싶은 것만 보는 사고방식이다. 동기화된 추론 앞에서는 정확한 사실관계도, 과학적 연구 결과도 무력했다. 그렇다면 부정선거 유령을 퇴치할 방법은 없을까.
지난 대선 공정선거참관단을 함께한 한국정치학회 내 연구진의 결과는 새로운 방향성을 제공한다. 연구진은 투·개표 참관인이나 투표관리사무원 자격으로 선거 사무에 직접 참여하거나 선거 현장을 관찰한 시민 1만6960명을 대상으로 선거 전후의 인식 변화를 분석했다. 시민이 직접 투표용지 보관 상태를 확인하고 눈앞에서 표를 세는 과정을 지켜보는 ‘현장 경험’의 효과를 검증한 것이다. 결과는 희망적이었다.
눈으로 직접 보고 몸으로 직접 확인하는 민주주의의 현장 학습은 효과가 있었다. 선거 과정에 참여하기 전과 비교해 직접 참여한 이후, 부정선거론에 동의하는 사람들의 비중이 낮아졌다. 특히 패배한 정당의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현장 경험 이후 부정선거 인식이 약 9%포인트 유의미하게 감소했다. 여러 정당의 참관인들과 함께 시스템의 안전장치를 직접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선거에서 패배한 정당의 지지자들도 선거 절차의 투명성을 신뢰하게 된 것이다.
다만 직접 경험이 동기화된 추론의 벽을 완전히 무너트리지는 못했다. 선거 전부터 이미 부정선거를 믿었던 사람들에 한정해 비교하면, 현장 참여 이후 부정선거가 없다고 생각을 바꾼 국민의힘 지지자는 18.7%에 불과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지지자 중에서는 78.5%가 생각을 바꿨다. 결국 유령처럼 남아 있는 부정선거론은 단순한 정보 부족에 따른 오해라기보다, 극단적 정파성에 의해 만들어진 의도적 눈가리기이다.
유령을 완전히 퇴치할 마법 같은 해결책을 찾기는 쉬운 일이 아니지만, 유령의 힘을 약화시킬 방향은 명확하다. 시민을 선거 과정의 더 적극적인 주체로 끊임없이 끌어들이는 것이다. 더 많은 시민이 참관인과 사무원으로 현장을 직접 관찰하고 경험할 때, 그리고 이 경험을 더 많은 동료 시민들과 나눌 때, 동기화된 추론에 의한 거짓 신념은 조금씩 사라질 수 있지 않을까. 부정선거 유령이 민주주의를 위협하지 못하게 할 방법은 더 많은, 그리고 더 깊은 시민 참여이다. 박선경 고려대 글로벌한국융합학부 교수
도전자 투표권 도전자 투표장소 유령 도전자 투표 분쟁 도전자 참여




